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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물타임즈의 UX가르드: 물약을 체포한 상자

쥬엔 말년창고 756 2019.09.19


<썩은물타임즈의 UX가르드> 시리즈는

평소 아스가르드에서 미흡하고 불친절한 UX디자인 요소

혹은 잘 만들어진 UX디자인 요소들을 찾아내서 소개하는 연재물입니다.



먼저 UX디자인이라는 단어가 생소하신 모험가 분들께서 계실 수 있어서

'UX디자인' 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UX디자인은 '사용자 경험 디자인'(User eXperience Design)의 줄임말입니다.

말 그대로 게임을 하는 유저들의 경험과 관련된 디자인을 뜻하는 거라고 이해하시면 되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경험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사용자가 어떤 시스템, 제품 혹은 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이용하면서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 총체적 경험'을 디자인한다는 뜻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참고: TTA정보통신용어사전)


그러니까 한 마디로 말해서 '유저가 게임을 하면서 느끼는 모든 점과 모든 경험을 유도하게 만드는 모든 요소들'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즉, 초보자들에게 퀘스트를 주는 핑키오도 UX디자인이고

퀵던전도 UX디자인인이고

길드도 UX디자인이고

현상수배도 UX디자인인 셈입니다.




그럼, 재밌게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썩은물타임즈입니다.​

<썩은물타임즈의 UX가르드>에서 두 번째로 소개할 아스가르드의 UX디자인은

바로 물약과 현상수배의 '체포한 상자'입니다.


초보 유저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빈번하게 듣는 이야기 두 가지가 있습니다.




"물약값이 너무 비싸서 글로드가 모이지 않아요.(혹은 물약 어디서 팔아요?)"


"현상수배 중인데 몬스터 어떻게 상자에 가두나요?"





그럴 때 마다 친절한 썩은물 유저 분들께서는 다음과 같이 답변해주십니다.



"물약 대신 음식을 드세요.  음식은 시약점 주변 요리사로부터 구매하실 수 있어요. 아니면 마을버프를 받으세요."

"물약은 시약점에서 파는데요, 레벨이 낮은 구간에선 가격이 비싸서 많이 사기 어려우니까 가성비 좋은 음식을 사서 쓰시거나 마을버프를 받으세요.

음식은 시약점 주변 요리사로부터 구매하실 수 있어요."


"따로 사전 준비하실 거 없이 몬스터 잡다 보시면 ooo를 체포한 상자 라는 아이템이 드랍돼요."



오늘도 친절한 썩은물 유저 분들 덕분에 어떤 한 초보유저는 이렇게 고민이 해결됐습니다.

하지만 모든 초보유저가 답변을 들으셔서 '음식이라는 게 있구나', '아 그냥 잡으면 되는 구나', 하고 깨달으시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많은 초보유저 분께서는 '음식'의 존재에 대해서 모르시는 걸까요?


튜토리얼에서 '음식'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지 않아서 그런 걸까요?








썩은물타임즈에서 직접 튜토리얼맵인 '자립과 인도의 원'을 방문해본 결과,

NPC '루디트'는 물약과 음식 그리고 두 종류 회복 아이템의 차이에 대해서 아주 상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이길래 초보유저 분들께서는 음식의 존재에 대해서조차 모르시는 걸까요?









그건 바로 튜토리얼을 스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스가르드를 정말 처음으로 해보시는 '진짜' 신규 유저분이시라면 '자립과 인도의 원으로 보내 주세요.'를 선택하실 겁니다.

그러나 현재 아스가르드에서 초보유저이신 많은 분들께서는 사실 '복귀유저' 십니다.


음식과 포션의 역할이 지금처럼 이분화되어있지 않던 시절, 그러니까 '화신강림' 패치 이전 시절,

아주 오래 전 대한민국이 월드컵 4강 진출했던 그때 그 시절, 아스가르드라는 게임이 인기 대폭발했던 그 시절에 즐기셨다가 접으시고

10년 만에, 15년 만에 돌아오신 분들이 초보유저 중에 많이 계시다는 겁니다.


그러니 대충 그 때의 경험과 감각을 기억하시고는 '뭐 그렇게 많이 게임이 바뀌었겠어?' 라는 생각에

튜토리얼맵인 '자립과 인도의 원' 과정을 생략하시는 분이 많이 계실 거라 추측해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고는 추억의 '헬릭서', '마나릭서', '스테릭서'를 기억하시고는 포션을 구매하시는 거겠죠.



그렇다면 이건 튜토리얼을 생략하신 분들의 잘못일까요?

아닙니다. 인터페이스 디자인에서 사용자는 잘못이 없습니다. 이건 사용자가 오류를 범하도록 유도한 디자이너의 잘못입니다.

( '사용자는 실수하지 않는다': https://brunch.co.kr/@chaewonkong/11 )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초보유저 분들께서 육성 초반에 포션을 구매하시기 전에 '음식'이라는 아이템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하시게 만들고,

음식과 포션의 차이에 대해서 배우시게 만들어야 하는 게, 앞으로 아스팀이 해야할 중요한 과제 중 한 가지입니다.



썩은물타임즈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해봤습니다.



『전사 N모씨는 캐릭터를 만들고 포션을 사기 위해서 시약점에 들렀습니다.

시약상인 NPC를 처음으로 클릭하자 다음과 같은 대화창이 뜹니다.


'잠깐, 이보게 젊은이. 자네 지금 혹시 물약을 사려고 왔는가?

그렇다면 물약 대신 음식을 사서 먹어보게나. 물론 이런 말을 해주면 나도 장사가 안 되지만

요즘 회복물약은 독성이 있어서 많이 먹으면 몸에 해롭다네.1) 자네 같은 코흘리개 모험가가 사기에는 비싸기도 하고 말이지.

나조차 회복물약을 만드는 사람이지만 영 찝찝해서 잘 안 먹어.


음식은 마을마다 시약점 근처에 있는 요리사가 판매한다네.'


시약상인이 음식을 사라고 권하자 N모씨는 요리사를 찾아가 음식을 구매했습니다.』







이제 물약 얘기에서 체포된 상자 얘기로 넘어와볼까 합니다.


도대체 프로브를 어떻게 상자에 가둬야하는 걸까요?

프로브를 가둬야 하는 상자는 어디서 구해야 하죠?


정답은 위에서 나왔던 것 처럼 '그냥 잡으시면 체포한 상자가 드랍됩니다' 입니다.



이건 백 번 천 번 디자이너 잘못입니다. 왜냐하면 '그냥 잡으시면 체포한 상자가 드랍됩니다' 따위의 설명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거든요.


역시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초보유저 분들께서  '그냥 잡으시면 체포한 상자가 드랍됩니다' 라는 사실을 배우시도록 만드는 게

아스팀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



썩은물타임즈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해봤습니다.



『전사 N모씨는 프로브를 상자에 가둬서 잡아오라는 현상수배지창을 확인하고 닫았습니다.

그러자 현상수배를 안내해줬던 핑키오가 찾아와 다시 말을 걸었습니다.


'용사님! 아직 출발하지 않으셨군요. 다행이다.

제가 깜빡하고 알려드리지 않은 게 있어요. 혹시 현상수배지에 '몬스터를 상자에 가둬서 가져오라'고 적혀있지 않았나요?


그래서 제가 몬스터를 상자에 가두는 방법을 알려드리려고 해요!

현상수배지를 받고나서 몬스터를 사냥하시다 보면 'OOO를 체포한 상자' 라는 아이템이 드랍될 거에요.

그런 아이템을 획득하시고 나면 해당 현상수배지를 다시 확인해보세요. 그러면 보상을 받으실 수 있을 거에요.


그럼,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N모씨는 핑키오의 친절한 안내 덕분에 어떻게 몬스터를 가둬야 하는지 헤매지 않고 그냥 잡아서 체포한 상자를 획득했습니다.』






초보유저 분들께서 느끼시는 높은 진입장벽은 이렇게 사소한 부분에서도 은근히 드러나고는 합니다.

어떤 온라인 게임이든지 지속적으로 초보유저 분들의 유입이 있어야 하고 그 분들의 정착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물이 고이지 않아 썩지 않기 때문에 초보유저 분들은 항상 중요하고 또 중요합니다.







이것으로 이번 <썩은물타임즈의 UX가르드>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 화신강림 당시 개발팀 공인 공식설정입니다.




썩은물타임즈: https://rottenwater.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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